[사설] 대구대교구 10년 청사진, 새 복음화 물꼬 기대

(가톨릭평화신문)


대구대교구가 10년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우고, 교구의 사목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장기 사목 목표는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교회의 기초를 이루는 말씀, 친교, 전례, 봉사, 선교라는 다섯 개의 수레바퀴를 굴려 새 시대에 맞는 복음화를 이끌자는 취지다.

내년이면 교구 설정 110주년을 맞는 교구가 지난 세월, 복음화 여정에서 벗어난 적은 없었다. 1997년 제1차 시노드를 개최한 데 이어 2011년에는 교구 설정 100주년을 지내며 제2차 시노드를 열었다. 교구는 해마다 세상과 지역, 교구민의 복음화를 목표로 했지만 사목 지침은 해마다 다르고, 장기적으로 비전이 없어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대구대교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앙생활에도 편식이 있기 마련이다. 교구 사목연구소가 실시한 ‘본당 신자 신앙생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대교구 신자들은 성사와 전례 같은 개인 신앙생활을 중시하는 반면, 신앙을 통한 실천과 사회참여에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구의 10년 장기 사목 계획의 핵심은 ‘신앙의 실천’에 방점이 찍혀있다. 교구가 교구민에게 장기 사목 계획이 단순한 교구의 행정이나 행사가 아닌 삶으로 실천해야 할 소임으로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교회가 어떠한 시대적 변곡점을 맞더라도 변하지 않는 교회의 정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서로 사랑을 나누는 데에 있다. 한국 교회에서 이례적으로 10년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운 대구대교구가 급변하는 세상에 적절하게 대응해 복음의 기쁨으로 무장한 공동체로 성장하길 바란다. 이 시대에 맞는 복음화의 물꼬를 새롭게 트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