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생명운동, 이제는 교육이다

(가톨릭평화신문)


전 연령대에 걸쳐 한국 가톨릭교회 내에 생명윤리 교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제를 비롯해 학생ㆍ청년ㆍ성인을 대상으로 생명윤리 교육 현황을 살펴본 결과, 14개 교구가 사제 대상 생명윤리 교육을 1년에 평균 0.6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교구는 최근 3년간 사제들에게 생명윤리 교육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성인 대상 생명학교는 16개 교구 중 4개 교구만 운영하고 있다. 청년을 위한 생명윤리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가나혼인강좌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청주교구 이준연 신부는 14일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정기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 교회의 생명윤리 교육 성적표를 공개했다. 교회 내에 생명윤리 교육의 부족은 매우 심각하고 우려할 만한 일이다. 생명윤리 교육을 받지 않은 사제들이 신자들의 생명존중 의식을 함양시켜주기란 쉽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생명윤리 교육이 부족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사목자의 관심 부족’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 신부는 사제대상 생명윤리 교육이 부족한 원인을 ‘주교의 관심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한 논평자는 흔히 신자들의 문제는 사제에게, 사제의 문제는 주교에게 원인이 있다고 하는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다고 언급했다.

연구 결과를 통해 생명윤리 교육과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제는 생명윤리 교육의 확산을 위해 구체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는 생명운동은 힘이 없고 뿌리 내리지 못한다. 낙태와 자살, 안락사, 연명의료 등 생애주기에 따른 평생교육 차원의 생명윤리 교육이 함께 가야 한다. 태아의 생존권이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대치하고 있는 사회 현실에서 교회가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면 생명 교육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