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돋보기] “정의는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요즘 세상이 좀 이상한데, 솔루션(해결책)이 있을까요?”
6일 서울대교구 등촌1동성당에서 열린 제17지구 젊은이와 함께하는 이경상 주교의 토크 콘서트. 이 주교가 준비한 질의응답을 마치고 즉석 질문을 받자마자 한 남성 청년이 번쩍 손을 들고 물었다. 아무래도 나라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작금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모양이었다.
사뭇 진지한 청년의 표정과 달리, 좌중에선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관련된 자리에서 논하기엔 너무 거대담론이라 생각한 걸까. 앞선 질문이 신앙생활과 인간관계 등 주로 개인적 고민에 관한 내용이었던 만큼, 이 청년의 질문은 다소 엉뚱하다고 느낀 것 같았다.
이 주교는 자리에 앉아 답변을 기다리는 청년을 향해 “해결할 방법은 있다”고 명쾌하게 말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을 때에도 로마제국의 압제 속에서 여러 가지 타개해야 할 일이 많았거든. 그때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게 있어. ‘헐벗고 굶주리고 다친 사람들에게 해준 게 나에게 해준 것이다’. 사소한 일상에서 각자가 특히 보잘 것 없는 사람을 하느님 대하듯 잘해주면서 살라는 게 바로 실천강령이었어. 우리가 그렇게 하면 이 세상은 좋아져. 거창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세상을 도구와 미끼로만 활용할 때가 많아. 수많은 사회학·정치학 이론보다도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게 더 중요해.”
다른 신자들에 가려 질문한 청년의 반응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듣기에 참으로 훌륭한 답변이었다. 사랑이야말로 우리 신앙의 근본이라는 사실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다.
사랑은 교파를 넘어 진정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다. 14살부터 100년 가까이 개신교 신자로 살아온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그는 2일 가톨릭서울법조회 강연에서 법조인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정의는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