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1명은 스마트폰 놓지 못해… 폰 대신 묵주를

(가톨릭평화신문)
▲ 현대는 게임 중독, SNS 중독, 미디어 중독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중독 현상이 마약이나 흡연만큼 심각한 세상이다. 무엇보다 미디어 과의존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예방 교육과 미디어 금식이 필요한 때이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같은 영성이 없는 매체가 신앙인의 삶을 왜곡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첫 번째 방법은 기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살레시오회 유명일 신부는 6월 27일 서울 청담동성당에서 천주교 스마트쉼 문화운동본부 출범식에 이어 개최된 ‘이 시대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란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신부는 “게임 중독과 SNS 중독, 미디어 중독, 뉴미디어 중독 등으로 불리는 새로운 중독 현상이 마약이나 흡연만큼 심각해진 세상”이라며 “눈에 보이는 중독보다 더 심각한 현상은 미디어 때문에 사회 전반, 특히 신앙인들의 삶이 세속정신에 오염된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돈이 영성을 밀어내고 신이 된 시대로 돈을 하느님처럼 섬기고 돈이라는 우상을 숭배하면서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고 영혼이 피폐한 사람이 많아졌다”며 “가톨릭교회는 이러한 현상들을 일컬어 ‘죽음의 문화’라고 칭한다”고 강조했다.

유 신부는 미디어 중독 치료보다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 과의존 치료나 게임 중독 상담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사항은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해서 이전의 상태로 돌리기는 너무 힘들고 불가능해 보인다”며 “그래서 중독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고 이를 위해 미디어 과의존 극복을 위한 실천, 미디어 금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시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불리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식별과 이용이 절실히 필요하며 신앙인들은 젊은이들을 위해 올바른 미디어 사용, 미디어의 선용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신부는 그러면서 “요즘 악마들은 전부 다 일찌감치 목 좋은 창문을 분양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사제들의 창문에 붙어 있지 않는다”며 “그 창문이 바로 인터넷브라우저, 혹은 MS 윈도우 창”이라고 비유했다.

이 악마를 몰아내기 위해 기도의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 시대를 거룩하게 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기도, 그다음이 실천적 방법”이라며 “성당보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앞에 머물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신자들 만나기보다는 컴퓨터게임을 더 좋아하는 신학생들을 위해서, 양 떼를 이끌기보다는 카톡과 페이스북에 목을 매는 사목자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를 청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기 위한 적절한 교육과 홍보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오연주 박사는 “한국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19.1%, 실제 위험군은 2~3%”라고 소개하고 “우리나라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영국 54.9%, 그리스 37.7%, 터키 32.9%와 비교하면 특별하게 높은 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과의존을 치유하는 최선의 방법이 사용을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청소년 100명 중 스마트폰 이용을 조절하려는 청소년이 65명에 달하는 만큼 잠재적 위험군에 대한 적절한 홍보와 교육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가 아닌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자원의 배분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