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생명의 집 원장 김소영 수녀

(가톨릭신문)

“가정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사회도 교회도 가정이 중요하다고 얘기는 하지만, 해체되지 않도록 그 가치를 삶으로 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노력을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혼율이 높은 시대 흐름만을 탓하기에는 대안이 절실합니다.”

생명의 집 원장 김소영 수녀(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는 2014년부터 생명의 집에서 소임을 맡고 있다. 사무국장을 지내다 지난 2017년부터 원장을 맡았다. 1년에 25~30명 정도 입소한다고 볼 때 그간 200명 가까운 미혼모들을 만났다.

김 수녀는 “그들의 99%가 해체 가정이나 결손 가정 출신”이라며 “상담을 하며 미혼모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집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을 만큼 절박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나이가 어렸던 경우는 13세였다.

그는 곧 입소 예정인 한 청소년의 얘기를 들려줬다. 19세인 이 임산부는 부모의 낙태 강요에 ‘낙태했다’고 둘러대고 생명의 집을 찾는 사례다. “내 아이니까, 낳아서 책임지고 싶다”는 소신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 생각을 부모들이, 어른들이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김 수녀는 “내 아이가 사고를 쳤을 때 가정 안에서 부모가 끌어안아 줄 수 있는 그런 의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미사 참례를 위해 배가 불러 있는 미혼모들과 함께 성당을 가면 쳐다보는 시선 속에서 따가움을 느낍니다. 교회 안에서 만이라도 편견이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생명을 품었다’고 생각하시고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만 두고 야반도주를 하거나 알코올 중독 치료를 마친 하루 만에 술을 먹고 전화해서 험담을 퍼붓기도 하는 등 김 수녀를 힘들게 한 경우도 많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은 ‘생명을 지키려는’ 사람들이고, 그런 양심 속에 언젠가 변화의 싹이 틀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후원과 자원봉사도 필요하지만, 퀼트, 종이공예, 심리 치료 등 ‘재능기부’의 손길도 기다린다”는 김 수녀. “‘생명’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생명을 잘 간직하고 보호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기쁨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