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주교구 50주년은 경청하고 내실 다지는 한 해로

(가톨릭평화신문)
▲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오른쪽)와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사장 조정래 신부(왼쪽)가 제주교구 주교관에서 대담하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 TV는 2021년 1월 중 문창우 주교와의 신년대담을 방영할 예정이다.



제5대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제주교구 설정 50주년인 2021년을 경청과 내실화 작업 안에서 뜻깊게 보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제5대 제주교구장에 착좌한 문창우 주교를 제주교구 주교관에서 만났다.



▶지난 11월 22일 제5대 제주교구장으로 착좌하셨습니다. 강우일 주교님의 퇴임 소식과 함께 교구장직 계승 소식을 처음 들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 드셨는지요.


“‘제대로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느님을 신뢰하고 기쁘고 겸손하게 살아가라고 주어진 기회이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잘 응답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첫 사목 교서 제목을 ‘형제애를 기초로 한 소공동체’로 하셨는데요. 제주교구의 2021년 사목 방향과 중점은 어디에 두실 계획이십니까?

“우리는 지금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소외된 약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인류가 안고 있는 생태적 문제뿐만 아니라 교회가 맞이해야 할 여러 도전이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초대 교회 때부터 시작됐던 형제애, 그리스도의 정신을 재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형제애를 기초로 하는 교구 공동체가 될 때 하느님께서 제주교구에 허락하신 여러 사목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고 여겨집니다.”



▶2021년 제주교구가 설정 50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제주교구가 걸어온 복음화 여정을 어떻게 바라보시고, 앞으로 50주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제주교구 설정 50주년의 역사는 하느님의 이끄심과 도우심 속에서 걸어온 은총의 순간입니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으며 새로운 협의체, 조직들을 통해 일을 해나가면서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첫 번째는 경청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사목이 교회다웠는지를 돌아보고, 수시로 신자들과 만나 교구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기존의 시스템을 이어받으면서도 신자들이 신앙을 통해서, 말씀을 통해서, 복음을 살면서 얻는 기쁨을 내실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청과 내실화의 작업 안에서 교구 설정 50주년을 뜻깊게 보내고 싶습니다.”



▶지난해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과 제주교구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어떤 일을 함께할 수 있을까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으면서 교구 신자들이 모여서 하는 행사, 교구 설정 50주년과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준비하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뜻과 발자취들을 저희 교구민뿐만 아니라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을 통해 더 많은 분과 공유한다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풍성하게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시대입니다. 한국 교회가 당면한 위기는 무엇이고, 또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기회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그동안 성당을 중심으로 한 활동에 역량을 쏟다 보니 성당에 와서 활동하는 신자는 훌륭한 신자라는 인식이 깊었습니다. 반면, 성당에 잘 나오지 않는 신자는 냉담자, 쉬는 교우, 신앙의 맛을 모르는 사람으로 구분하고 지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당 안에서만 이뤄지는 사목, 장소만 채우는 사목이 아니라 일상에서 이뤄지는 사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구와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하고 신자들의 신앙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도록 사목적 협력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제주교구 신자들에게 어떤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싶으신지요. 덕담도 한 말씀 부탁합니다.

“우리가 형제라고 하는 의식 운동은 제주사회, 제주교구부터 먼저 시작돼야 합니다. 형제애에 대한 자각이 있을 때 우리 주변에 있는 갈등, 아픔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격려한다면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은 이 땅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제애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함께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정리=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