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지역 생태계 조사하는 생물학 박사 서인순 씨

(가톨릭신문)

“우리 공동의 집을 잘 보살필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기록할 거예요. 모든 피조물과 함께 살아가며 잘 관리하는 것이 하느님 자녀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서인순(베로니카·60·수원교구 제1대리구 동천동본당) 씨는 퇴직 전부터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주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에서 시민 과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주체는 시민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지면서 서 씨가 사는 지역의 손곡천, 동막천, 광교산 등에서 식물상과 조류상을 기록하며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과 환삼덩굴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 씨는 생물다양성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동식물 종의 다양성이 약화되고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경제, 사회, 환경의 조화를 강조하는 기존의 논의를 넘어, 지금과 같은 지구적 위기 상황에서는 환경에 더욱 무게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물종이 사라진다고 우리 경제와 내 삶에 무슨 상관이냐고 묻곤 하죠. 물 부족, 대기와 수질오염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우리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사회경제를 붕괴시키고 건강까지 위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서 씨는 또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가 모든 피조물을 수용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와 있다며 우려했다.


“현재 전 세계 인구 약 81억6000만 명을 수용하려면 지구 3개가 있어야 해요. 물질만능주의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 위기감도 못 느끼고 변화하려는 시도도 없어 안타까워요.”


신자들이 생태적 감성을 키우기 위해 교회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묻자, 서 씨는 ‘교회 공동체에서의 환경교육’을 제안했다.


“생태적 회심은 동기부여와 교육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봐요. 이웃과의 친교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과 친교 안에서 생태환경이 삶에 미치는 영향,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고 관심을 갖는 게 생태적 감성을 키우는 출발점이자 지구시민으로 성장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서 씨는 하느님의 피조물인 다양한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삶의 개선이 아닌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환은 모두가 함께 바뀌는 것이에요. 생활 속 착한 소비로 지구 환경을 회복하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과 인간이 형제자매로서 서로 도울 때, 지속 가능한 삶에 다가갈 수 있다고 믿어요.”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