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세이] 행복이란 무엇인가

(가톨릭신문)

‘행복이란 무엇인가?’ 종종 나 자신에게 이 질문을 한다. 그 이유는 우리의 거의 모든 일상이 바로 이 행복을 위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을 여기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열심히 일하는 것, 친구나 지인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봉사하는 일까지 결국은 행복을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인생에서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는 ‘행복’에 대하여 나는 지금까지 너무 모호하게 관념적으로만 생각하고 지나친 게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행복에 대하여 ChatGPT에게 물어보았다. 행복은 ‘내면의 평화와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AI는 정의하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어떤 이는 성취감이나 목표를 이루는 경험 등 각자 다른 방법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뭔가 불편한 말이 있다.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던 행복이 ‘감정의 순간’이라는 것이다. 순간이라면 지속적이지 않다는 의미. 그렇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행복의 개념은 바로 지속적이지 않은 감정의 상태라는 것이다. “아…, 행복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우리의 방향이 그저 일시적인 감정에 불과한 것인가?”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그동안 행복했다고 하는 순간들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 좋은 자동차를 샀을 때, 경품에 당첨되었을 때 등 최고조 기쁨의 순간들도 그 감정은 계속되지 않았고, 얼마 후에는 원래의 감정 상태로 되돌아왔다. 모든 경우가 다 그랬다.

 

 

진정한 행복이라는 건 없는 것일까? 행복과 관련한 책도 읽어보고, 인터넷도 찾아보았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조건으로 제시하는 여러 가지 중에서 눈에 띄는 중요한 한 가지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하여 좋은 관계를 추구하는 외향적 성향의 사람들이 행복감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나는 다시 나의 일상을 살펴봤다. 그리고, 조용히 묵상하던 중 깨닫게 됐다.

 

 

행복은 바로 관계가 중요한 것, 바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세상의 기준과는 다른 지속 가능한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며, 남을 위한 희생과 사랑이 결국 자신에게도 진정한 행복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의 삶 자체가 사랑의 실천이었고, 이를 본받아 우리는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며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깨달음과 함께 다가온 주님의 은총을 느끼며, 나는 오늘도 감사의 기도를 하게 된다.

 

 

“주님, 매일의 삶이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하소서”


 

 

글 _ 장지원 마리아 막달레나(수원가톨릭오르가니스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