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현장에서] 이주 노동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가톨릭평화신문)
▲ 마우리찌오 신부



한국에 선교사로 와서 10년째 수원교구에서 이주사목을 하고 있다. 지금은 경기도 광주에 있는 광주엠마우스 공동체에서 사목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는 작은 도시지만 1만 4000명 가까이 되는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사목자로서 다문화 가정보다는 이주 노동자들과의 경험이 더 많다.

처음에는 이주 노동자들의 일터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집중했지만, 문제를 해결한 다음에도 다시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그때부터 그들의 일보다는 삶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일과 관련된 문제는 그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지만, 일터에서의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해서 그것이 그들에게 좋은 삶을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번은 충격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일했던 젊은 이주 노동자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 마약 문제로 사망한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거의 죽을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었다. 의료적,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고 다행히 그는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 결국 마약 문제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내가 정말로 그에게 필요한 것을 준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와서 그의 내면에 있는 문제들을 나누지는 않았다. 단지 월급과 그의 직업, 돈이 문제였던 것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그 스스로는 해결책을 찾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목자로서 나는 무엇이 그를 위한 최선의 도움이었고 해결책이었을까를 곱씹고 또 곱씹어 본다.





마우리찌오 신부(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광주엠마우스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