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부부, 심리·정서적 도움의 손길 필요해

(가톨릭평화신문)


난임 진단을 받은 부부 대다수가 정신적 고통과 고립감으로 고통받고 있어 심리 및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 박춘선 회장은 6월 26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난임ㆍ우울증상담센터(센터장 최안나)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7.5%가 가장 필요한 도움을 심리ㆍ정서적 문제로 응답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한국난임가족연합회가 지난해 5월 캠프 참여자 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박 회장은 “난임은 의료적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ㆍ사회적ㆍ정서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어 정서적 지원과 지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난임 부부들은 죄책감과 단절, 상실감과 자존감 저하, 정서적 고통을 호소한다”면서 “시술 중심의 치료보다는 자연 임신 환경을 시도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정서적 지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난임 및 임산부 상담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한 한정열(한국모자보건학회) 회장은 “15~49살 가임기 부부 3쌍 중 1쌍은 난임 문제를 겪고 있다”며 “체외수정 시술 경험을 한 여성 중 86.7%가 정신적 고통과 고립감과 우울감을 경험하고, 26.7%가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한 회장은 또 정신 건강의 문제로 약물에 노출된 임신부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한 결과, 낙태를 원했던 여성이 ‘임신 유지’로 전환한 비율이 3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임신·수유 기간에 위험물질 정보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장도 맡고 있다.

‘임산부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한 정유숙(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임신과 출산의 목표는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고, 그 아이와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만 임신부는 임신 자체의 큰 변화로 다양한 영역에서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소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난임ㆍ우울증상담센터는 난임 부부, 임산부 및 양육모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 및 정신 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의료적 개입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미혼모는 출산 후 7년까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문의 : 02-2276-2276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