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124위 삶 따라 살며 다문화 가정·난민 도와

(가톨릭평화신문)
 
▲ ‘124프란치스코회’의 지원으로 이중 언어교육 및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정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제공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거행된 하느님의 종 124위 시복 후에 순교자들의 삶을 따라 살려는 신자들이 그해 10월 4일 작은 모임을 서울 고덕동성당에서 시작했다. 모임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건 9월 15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이자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사제 수품 기념일이었다. 이들은 “복음의 기쁨으로 세상 속으로 나아가 희망의 복음을 전하고 증언하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향에 따라 모임 이름을 ‘124프란치스코회’로 정했다.

124프란치스코회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 중에 가장 소외되고 지원이 필요한 대상을 다문화 가정과 난민이라고 보고 주님께 받은 선물과 은총을 다문화 가정 및 난민과 나누기로 했다. 지난 6년 동안 이 뜻에 동참해 200여 명이 실천해 나섰다. 최근에는 고덕동본당에 이어 불광동본당 신자 200명도 동참했다.

이들은 복자 회원, 천사 회원, 고덕 회원 등으로 불린다. 회원 중에는 124위 복자 수를 상징하는 1만 2400원을 매달 회비로 내고, 평일 미사에 매주 1회 이상 참여하는 복자 회원이 가장 많다. 매달 1004원 또는 1만 4원을 내는 천사 회원이 그 다음이다. 부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봉헌하는 고덕 회원도 있다.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은 한 달에 200만 원에서 250만 원, 1년이면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정도다.

124프란치스코회는 후원금이 일정 액수 이상 모이면 바로 사용한다. 직원을 두지 않고 자원봉사자만으로 모임을 운영한다. 그래서 후원 결연 명칭도 ‘다문화가정에게 다(多) 나누어 준다’는 의미로 ‘다나눔’으로 정했다.

124프란치스코회는 첫해인 2015년 6월 정선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강원도 정선군에 거주하는 저소득계층 다문화가정 일곱 가구에 생계비, 교육비, 의료비, 주거환경 개선비를 지원했다. 2017년 1월에는 강원도 영월과 평창, 횡성, 정선군의 결혼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중언어교육 및 가족 상담을 지원하고, 올 7월에는 난민 청소년센터 급식비 및 간식비를 제공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지원 사업을 펼쳤다.

이처럼 ‘124프란치스코회’의 도움은 어려운 생활 형편으로 낯선 한국 땅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저소득계층의 결혼 이민자와 난민에게 새로운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

124프란치스코회 감사 백성호(서울 불광동본당 주임) 신부는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애매한 사람 중에 사후 관리가 가능한 사람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며 “힘이 닿는 대로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나 단체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