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그리스도인, 평화의 길 함께하자’ 다짐
(가톨릭평화신문)
![]() |
▲ 2019 동아시아화해평화네트워크 세미나 중 한일 가톨릭 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동아시아화해평화네트워크는 9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길 예수회센터에서 한일 가톨릭교회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7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고, ‘한일 그리스도인 평화 선언’을 채택했다.
한일 그리스도인들은 세미나를 마친 뒤 △모든 대립과 갈등, 폭력을 넘어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으로 새로워지는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서고 △“원수도 사랑하라”는 평화 황금률에 따라 집단 지성의 힘을 강화하고 평화 사도직의 소명을 수행하기 위한 연대를 확장하고 강화하며 △가톨릭 신앙인은 물론 이웃 종교인들, 선량한 시민들, 나아가 세계 시민들과 연대할 구체적 과제를 찾아내고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 관련 인터뷰 21면
동아시아화해평화네트워크는 이에 앞서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제와 평화, 한일 가톨릭교회 간 교류 전반을 돌아봤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그리스도인에게 부여된 화해의 소명’이라는 기조 연설을 통해 “모든 것의 시작은 역사문제인 식민지 가해에 대한 사과와 책임 인정에 있다”면서도 “우리는 예수님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는 사명을 받은 그리스도의 사절임을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가톨릭동북아연평화연구소 연구위원장 변진흥(야고보) 박사는 한일 주교 교류 모임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한일 교회 간 연대의 틀을 지지하고 강화하고 발전시켜 가기 위한 다양한 접근 모색을 주문했다. 또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공동 기도회 정례화,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주간 설정,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 위한 공동 참회ㆍ정화ㆍ교육 등 한일 그리스도인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미국 가톨릭교회의 관심과 참여를 견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히로시마교구 평화의사도추진본부 후루야시키 카즈요(원조수도회) 수녀는 1995년 전후 50년을 맞아 ‘평화로의 결의’를 발표한 이후 일본 주교단은 10년마다 전후 60년(2005년), 전후 70년(2015년)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일관된 자세는 평화와 상호 이해에 대한 촉구였다고 전했다. 박유미(수산나) 한일탈핵순례 한국 연락 담당은 2012년 이후 탈핵순례와 간담회를 중심으로 한 한일 가톨릭교회 간 교류와 연대활동은 탈핵 발전소 문제뿐 아니라 탈핵 평화의 중요성을 좀 더 깊이 인식하고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예수회 도쿄사목센터 야나가와 토모키씨는 “한일 간 더 좋은 관계성의 가능성을 믿고 마주 보는 과거는 반드시 미래에의 길을 개척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참가단 10여 명은 이어 이튿날인 27일 한국 측 참가자 20여 명과 함께 DMZ 생태평화 순례를 다녀왔다.
동아시아화해평화네트워크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제40회 일본 정의평화 전국 집회에서 ‘동아시아 화해와 평화 분과’ 회의를 계기로 결성됐으며, 동아시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연대와 실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