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생활지도 시스템 개선 등 나서

(가톨릭평화신문)
 
▲ 소년원의 전 단계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죄를 저지른 10대 소년들이 6개월간 시설의 보호관리 아래 생활하게 되는 6호 시설인 서울 대림동 살레시오청소년센터 전경.

 

 
▲ 김선오 신부

 

 


3일 MBC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78회 방송분을 접한 살레시오청소년센터장 김선오 신부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생지옥에 도가니라니…” 선정적인 타이틀에 말을 잊었다. 그래도 방송이 불러온 파문을 수습해야 했다. 뒷설거지였지만, 방송 뒤 현재 센터에서 사는 아이들 60명 전원에게 방영한 프로그램 전편을 보여줬다. 그리고 ‘아동 성추행’에 대해선 아이들과 부모들 모두에게 사과했고, 미래를 대비해 성추행 신고절차를 교육하고 상담 심리치료를 했다. 또한, 야간 지도원을 3명으로 늘려 야간 생활지도 시스템을 개선했다.

8일 센터 내 성무감실에서 만난 김 신부는 “일부에서 시설 폐쇄를 얘기하는데, 아동 성추행과 관련한 관리 감독 소홀은 인정하고 바로잡겠지만, 잘 사는 아이들을 내모는 무책임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문을 뗐다.

김 신부는 아동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선, “시설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유감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난해 1월 야간 당직 교사가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아이들의 말을 듣자마자 출근 정지와 함께 진술 전수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서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한 뒤 법절차에 따라 해당 교사는 구속 수감됐으며, 지난해 12월 1심 재판에서 4년형을 선고받았다”고 공개했다. 또 “앞으로 교사나 지도원을 뽑는 과정을 더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큰 상처를 입은 게 안타깝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지 3년이 다 돼 간다는 김 신부는 “방송에서 센터를 폐쇄적이라고 했는데, 주말마다 부모들이 오가고 봉사자들도 수시로 드나드는 시설을 어떻게 갇혀있다고 보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그는 “방송에서 센터가 아이들에게 ‘지위’를 부여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미국에서 시작된 치료공동체(Theraputic Community, TC) 프로그램”이라며 “아이들에 대한 지위 부여는 책임성과 자율성을 길러주려는 것이지 통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혹행위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김 신부는 답답하다고 했다. “저희에게는 체벌의 개념이 없습니다. 심각한 규칙 위반을 하면, 벽을 등지고 앉아있으라고 했는데, 그걸 ‘벽 타기’라고 하네요. 철제 접이식 의자에 잠깐 앉아서 생각해보도록 한 게 ‘메탈’이라는 이름의 처벌이 됐어요. 금속 의자에 앉아있게 하는 건 TC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108배도 마찬가지죠. 그래도 문제라면, 교사들과 논의해 개선책을 만들겠습니다.”

약물 강제 투여에 대해서도 김 신부는 “이미 ‘혐의없음’으로 내사가 종결된 사안인데, 퇴소한 직원이 계속해 진정을 넣고 있다”며 “증거자료는 다 경찰에 냈다”고 설명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분노 조절 장애(IED) 등을 앓는 아이들에 대한 약물 투여는 분류심사원에서 재판 대기하며 1개월 동안 집중관찰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센터에서 새롭게 투약 처분을 하는 건 없고 강제로 먹일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신부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우리 센터는 가장 소외된 아이들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가량 머물며 미래를 준비하는 돋움터”라며 “사부 돈 보스코의 예방교육 정신을 따라 아이들을 사심 없이 돌보며 살아온 것만큼은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