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연루자에 합당한 처벌을, 피해자에겐 위로를

(가톨릭평화신문)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수도자들의 국제 네트워크 ‘탈리타쿰’ 코리아(회장 공성애 수녀)는 4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 입장문을 통해 “사건에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된 사람들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속죄하며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촉구했다. 아울러 “n번방 사건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이 사건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탈리타쿰 코리아는 입장문에서 “n번방 사건에서 비난받아야 할 이들은 무엇보다 그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포한 이들이며 동시에 이 콘텐츠를 구매하고 소비한 이들”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이 사건은 한 인격을 더는 존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고팔 수 있는 물품으로 여기는 가장 저속한 자본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표명했다. 또 이번 사건은 “타인의 고통과 비참에 대해 쉽게 눈감아 버리는 ‘무관심의 문화’에서 비롯된 또 다른 폭력”이라며 “디지털 성범죄의 본질은 ‘음란’이 아니라 ‘지배와 폭력’이고,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피해자의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탈리타쿰 코리아는 국회에 현행 성범죄처벌법의 한계를 개선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률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또 조사 과정과 사회적 여론 형성 과정에서 벌어질 2ㆍ3차 가해와 관련한 피해자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록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성범죄가 근절되도록 관련 시민단체들과 연대하고, 잘못된 성 의식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이루도록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탈리타쿰은 2009년 세계 여자 수도회 장상연합회(UISG)가 인신매매 문제에 대응하고자 세계 남자수도회 장상연합회(USG)와 함께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단체로, 현재 70여 개국 600여 명의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활동하고 있다. 탈리타쿰의 한국지부인 탈리타쿰 코리아는 2014년 2월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소속 위원회로 결성됐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