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현장에서] 마음과 정신에 새긴 회복의 열망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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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창운 수사 |
성모님의 달 5월이다. 늘푸른자활의집에는 연둣빛 잔디가 넓게 펼쳐진 정원이 있다. 정원에 보라색 라일락꽃이 은은한 향기를 풍기고 성모님께서 두 손을 곱게 모아 기도하시며 은은한 미소로 반긴다. 바로 옆에는 가시관을 쓰시고 고통으로 신음하시는 예수님의 커다란 얼굴이 있다. 수도회 수호성인이자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이신 바뇌의 성모님과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께서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치유를 위해 항상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계신다.
오랜 세월 중독의 삶을 거칠게 살아온 늘푸른자활의집 거주 가족들에게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여러 가지 질병과 합병증이 실과 바늘처럼 따라온다. 위장질환과 우울증, 당뇨, 뇌전증, 고혈압, 간경화, 말초신경염, 불안장애, 지방간, 협심증, 심근경색, 알코올성 치매 등이다. 거주가족들은 매주 수요일 오전 읍내에 있는 병원으로 아픈 육체를 치료하기 위해 간호사 선생님들과 함께 다닌다.
중독을 이겨내는 데는 육체의 치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치료다. 5개월의 집중치료 기간에는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되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첫 번째는 행동형성 및 관리영역이다. 약물을 복용하는 행동과 자기중심적 행동들을 사회학습 환경 내에서 학습하고 연습하는 치료다. 두 번째는 심리 정서 영역이다. 낮은 자존감과 왜곡되거나 혼란된 정체성, 좌절을 견디는 인내심의 부족, 죄책감, 우울, 분노 등과 같은 심각한 정서상의 문제들을 다룬다. 세 번째는 지적 영적 영역이다.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통한 바른 삶의 경험과 영성에 대한 신뢰와 가치 실현을 다루게 된다. 마지막으로 직업생존 영역이다. 일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친사회적 가치, 기술 경험을 통한 상호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5개월 동안의 집중치료 기간이 끝나면 거주가족들은 진심 어린 축하를 받으며 수료식을 한다. 그리고 5개월 동안 마음과 정신에 새긴 회복으로의 열망을 디딤돌 삼아 사회구성원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늘푸른자활의집 거주가족들의 꿈은 보통의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족들과 소박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조창운 예로니모 수사(그리스도 수도회, 늘푸른자활의집 시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