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현장에서] 아마존 선주민의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가톨릭평화신문)
▲ 김종화 신부



2016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유엔 기후총회에 우연히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라는 중요한 대사회적인 요청 이후 각 나라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처음 참석한 기후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아마존 선주민들(Indigenous peoples)의 울음이다. 기후총회 회의장에서는 2주간 많은 회의가 진행됐는데, 주요 의제는 대부분 정부와 기업의 주요 관심사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탄소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함께 앉아 있는 나조차도 비즈니스맨이 된 기분이었다.

회의장을 우연히 지나다가 아마존 선주민들의 세션이 눈에 들어와서 참석했다. 다른 회의장과는 달리 참석자도 별로 없고, 아마존 전통복장을 한 선주민들만 상기된 얼굴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남미 아마존 우림은 지구 열대우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구 산소의 20% 이상을 생성하기 때문에 지구의 허파라고도 불리는 중요한 자연보존지역이다. 아마존을 둘러싸고 있는 9개 나라 선주민들은 100만 명이 넘는다. 선주민들은 현재 아마존 지역이 얼마나 파괴되고 있으며, 멸종위기 동식물의 죽음과 선주민들의 삶이 사라지는 상황을 영상을 통해 보여주었다. 강연 중간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때론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론 말을 이어가지 못하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2015년 파리기후총회는 전 세계 196개국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받아들여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기로 했다. 5년이 지난 지금, 소위 선진국이라 말하는 나라들은 아직도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지도 않고 오직 국익에만 매달려 있다. 가난한 나라의 자원을 착취해 부를 얻은 선진국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매년 기후총회에 참석하면서 똑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누구를 위한 기후총회인가?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과 아마존 선주민의 울음소리는 들리는가? 얼마나 더 대량생산하고 대량소비를 재촉하며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하는가? 거리에서도, 뉴스에서도, 교회의 강론에서도 아마존 선주민의 울음은 들리지 않는다. 아마존의 파괴는 곧 우리 인간의 죽음이고 어머니인 지구의 죽음인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모든 것을 멈추고 물어야 한다.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장ㆍ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