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이에게 양식을’ 무료급식소 익산 ‘요셉식탁’ 문 열어

(가톨릭평화신문)
▲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왼쪽)와 교구 사제단이 요셉식탁 축복식 후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어라.”(이사 58,10)

전주교구 빈민사목(담당 정양현 신부)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요셉식탁’이 1일 문을 열었다.

전북 익산시 익산대로 142-14에 자리한 요셉식탁은 노숙인과 홀몸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다. 요셉식탁은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후 5시 30분에서 7시까지 운영된다. 하루 50여 명의 노숙인과 홀몸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요셉식탁은 이날 교구장 김선태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거행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축복식에는 교구 사제단과 봉사자, 후원자 등이 함께했다.

축복식에서 김선태 주교는 “요셉식탁을 통해 교구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초대해 잔치를 열게 돼 기쁘다”며 “굶주린 이들에게 양식을 주는 요셉식탁이 하느님의 보호 하심에 따라 훌륭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요셉식탁은 정양현 신부가 2월 익산역 근처에 식당을 얻어 노숙인들에게 저녁 식사를 제공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정 신부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5월 교구에 도움을 요청했고 6월 김선태 주교와 사제평의회가 요청을 받아들여 요셉식탁을 개소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8월 교구 빈민사목이 출범했다.

정양현 신부는 “이 일을 혼자 감당하기 벅찼는데 8월 빈민사목이 출범해 이제는 후원금으로 재정을 충당하게 됐다”며 “교구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후원과 봉사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요셉식탁에는 교구 익산지구 각 본당 신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신자들은 조리 봉사팀과 식탁 봉사팀으로 나눠 음식 준비와 배식, 설거지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노숙인과 홀몸노인이 집에서 밥을 먹는다는 마음을 갖도록 매일 장을 봐서 음식을 장만한다.

요셉식탁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옥희(글로리아)씨는 “공직자로 은퇴했는데 그동안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다”며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면서 새롭게 인생을 배운다”고 말했다.

앞서 김선태 주교는 요셉식탁 개소를 앞두고 8월 11일 ‘빈민사목 요셉식탁(무료급식소)을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김 주교는 “코로나19의 대유행과 장기화로 사회의 각계각층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고 특히 가난한 이들은 더욱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며 “당장 먹을 한 끼가 아쉬운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분들에게는 코로나19보다 굶주림이 더 무서운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이 일을 시작하는 까닭은 더 이상 뒤로 미룰 수만은 없는 심각한 사태 때문”이라며 “이분들에게 양식을 내어 주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무뎌진 마음과 정신을 걷어내고 자기중심적인 생활 방식을 벗어나기만 하면 굶주린 이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며 “요셉식탁이 여러 이유로 사회 변두리로 밀려나 굶주림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요셉식탁의 밀가루 단지가 비거나 기름병이 마르지 않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후원과 봉사로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후원 및 봉사 문의 : 063-855-6970, 요셉식탁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신현숙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