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 철회해야”

(가톨릭평화신문)


국토교통부가 2022년도 예산안에 제주 제2공항 관련 예산 425억 원을 배정한 것에 대해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황태종 신부)는 6일 반대 성명을 발표,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제2공항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 생태환경위는 성명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오직 돈만 더 벌려는 모습이 무척 실망스럽다”고 쓴소리를 하며 “수많은 사람 때문에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제주도가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를 바라본다면, 당연히 국토교통부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생태환경위는 “국토교통부는 자연이 변하고 파괴되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변하고 파괴됨을 깊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제2공항 건설로 인해 대대손손으로 감내해야 하는 제주도민의 고통과 그로 인해 잃게 되는 손에 담을 수조차 없는 고귀한 가치들이 바로 국토교통부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존재의 목적임을 깨닫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은 올해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건설 반대’로 뜻을 모았다. 여론조사 전 국토교통부는 여론조사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 생태환경위는 “국토교통부는 이제 제주도민의 민의를 받아들이고 약속을 지킴으로써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는 개발이 아닌 보존이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이며 이미 제2공항 건설이 제주의 생태환경에 적합하지 못함을 확인받고도 다시 재검토를 고려하는 것은 국토교통부가 정작 국토가 지닌 생태적ㆍ사회적ㆍ경제적 가치를 전혀 살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 생태위는 이번 성명에서 도의원 26명이 ‘지역의 공공사업에 대해 분란과 갈등을 유발하는 반대 단체의 조직적 활동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에 서명한 데 대해서도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주의에 근거한 대의기관인 의회의 의원들이 의사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의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이는 분명히 제주도의회가 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른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개탄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