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성심원 설립 60주년 기념 사진전

(가톨릭신문)


뒤로는 지리산이 자리 잡고, 앞으로는 경호강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경남 산청에는 한센인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산청 성심원(원장 김재섭 신부, 이하 성심원)이 있다. 1959년 개원해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이한 성심원이 환갑잔치를 대신해 그동안 삶의 여정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7월 17일(오후 2시 개막)부터 30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3전시실에서 열리는 사진전 ‘성심원 산마루엔 애기똥풀꽃이 지천이다’는 성심원이 여는 첫 사진전이다. 성심원을 운영하는 재단법인 프란치스코회(작은형제회)가 주최한다.

총 50점의 사진이 전시되는 이번 사진전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1959년 6월 18일 예수 성심 대축일 개원으로부터 오늘날까지의 기록 사진들이다. 사진들 가운데 성심원을 방문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성심원 생활인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다. 세 번째는 피엔피솔루션, 사진그룹 포토송이 후원한 ‘행복사진관’이라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사진을 배운 8명의 생활인들이 직접 풍경과 인물 등을 찍은 작품들이다.

한센인들은 오랜 시간 동안 병 자체보다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살아왔다. 비록 외부로부터 격리돼 자신을 꽁꽁 숨기며 살아 왔지만, 사진 속 한센인들의 모습은 친숙한 우리 이웃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아이처럼 가을 운동회에서 박 터뜨리기와 과자 따먹기를 하고, 흰 머리를 뽑아주고 서로의 손을 맞잡는 그들의 일상을 보면 한센인들이 일상의 작은 행복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알 수 있다. ‘행복사진관’이라는 이름답게 그들이 렌즈에 담아낸 세상은 행복하기 그지없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