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쟁같이 싸우던 부부가 사랑 회복한 비법

(가톨릭평화신문)



세상을 동그랗게 보는 여자와 사각형으로 보는 남자가 부부가 됐다. 사랑에 빠졌고, 함께 있고 싶어 혼인했다. 함께 살아갈수록 물과 기름이었다. 함께 사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마음으로 ‘이혼’이라는 단어를 그렸다.

딸 둘과 아들 하나.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이혼이라는 흉터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부부는 1997년 포콜라레 운동이 운영하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로레토 새가정학교에서 1년간 유학했다. 부부는 자신들의 문제를 제쳐놓고, 가정이 전쟁터인 이들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20년 동안 이혼과 별거로 고통받는 수많은 부부를 만났다.

이 책은 손세공(엘디)씨가 40년 동안 함께 살아준 아내(배금자 가타리나)에게 바치는 결혼 기념 선물이다. “고쳐라!” “못 고친다!” 하며 싸웠던 부부는 미역국을 함께 떠먹으며, 같이 밥을 비벼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산다. 사랑을 회복한 비결은 상대방에 대한 애착을 버린 것이다.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날마다 새로운 배우자로 맞아들였다.

책은 작은 토막이야기를 엮어낸 동화에 가깝다. 부부라면 물김치 한 젓가락, 간이 안 맞는 김밥 한 줄, 소고기 된장찌개로 얼마든지 박 터지게 싸울 수도 있고, 또 닭살이 돋을 만큼 행복해질 수 있는 현실을 아름답게 그렸다.

손씨는 고백한다. “세상을 사각형으로 보던 마음에 동그란 마음을 담았고, 동그랗게 보던 마음에 사각형 마음을 담았다”고. 이것은 기적이었다.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