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 재활용해 ‘지구 살리기’에 동참 호소

(가톨릭평화신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조규희(엘리사벳) 수녀가 제40회 국제현대미술대전에서 공예부문 은상을 받았다.

작품 주제는 ‘지구 살리기’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 회칙 「찬미 받으소서」를 바탕으로 지구 살리기에 전 세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지구 살리기’ 작품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로 인류가 하나 되고 일치된 마음으로 더이상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를 훼손하지 않도록 일깨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 재료는 폐품을 사용했다. 지구는 짐볼을 재활용했다. 훼손된 지구의 ‘치유’를 상징한다. 지구를 둘러싸고 또 지구를 받치고 있는 것은 포도주 병마개를 재활용했다. 모두 195개로 사람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2015년 프랑스 파리기후협정 회원국 숫자를 상징하며 전 세계 각양각색의 인류가 하나 됨을 의미한다. 가장 아래에 있는 받침대는 육각형 원목을 재활용했다. 육각형 원목은 육각수를 의미하며 지구를 지키고 보존한다는 뜻이다. 지구를 덮고 있는 수천 개의 한지 조각은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지구를 감싸고 있는 양손은 한지에 솜을 넣어 만들었다. 양손이 지구를 감싸는 것은 하느님이 사랑과 자애의 손길로 품어주시고 치유하심을 상징한다.

조 수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지구가 산다”며 “작품을 보시고 나부터 지구 살리기에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수녀는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았다. 2017년 생태영성학교를 다니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환경을 생각해서 천연 염색도 배웠다. 작품에 사용하는 재료도 대부분 재활용품을 사용하거나 자연으로부터 얻는다.

조 수녀의 작업실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예은공방이다. ‘예수님의 은총’이라는 뜻이다. 조 수녀는 기도와 식사 시간을 빼고는 작업에 몰두한다. 공방 작업은 수덕의 과정이다. 무념무상으로 작업에 몰두한다. 실력도 전문작가 못지않다. 이번이 6번째 수상이다. 하지만 규방 공예와 퀼트만 조금 배웠을 뿐 제대로 전공한 적은 없다.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데 어떻게 작품을 만들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하느님이 재능을 주신 것 같다”며 “생각하면 생각하는 만큼, 노력하면 노력하는 만큼 주신다”고 답했다.

조 수녀의 ‘지구 살리기’ 작품을 포함한 제40회 국제현대미술대전 수상작 작품 전시는 3월 24일~27일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시상식은 27일 오후 2시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