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일곱 형제의 애틋한 사모곡

(가톨릭평화신문)



‘어머니’는 모든 자녀에게 아낌없이 주는 큰 나무 같은 존재다. 어머니가 준 흘러넘치는 사랑과 돌봄, 신앙심은 자식들 가슴에 고스란히 새겨져 평생 아름드리 숲을 이룬다.

1955년 열아홉에 강원도 양양댁에 시집온 이순남(데레사, 2019년 선종) 여사는 일곱 아들을 낳고, 모두 주님 안에 사랑으로 키웠다. 아무리 자식을 많이 낳던 때였다 해도 아들만 일곱을 본 ‘양양 칠 형제 집안’을 이끌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억척같이 시골 논밭을 일구면서도 이순남 여사는 가족과 이웃을 참사랑으로 대했다.

형제들의 어머니는 걸인들을 내치는 법 없이 손에 밥 한 움큼, 뜨끈한 국물 한 사발이라도 건넸고,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긴급한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이 뭐라 해도 그 사람을 용서해주라”며 자녀들을 타이르는 사랑의 모범이었다. 고된 일과 속에도 새벽마다 묵주기도를 바치고, 이 여사의 성경 필사 완필 의욕은 손가락 관절염도 꺾지 못했다. 2019년 1월 선종하기 전까지도 성경을 손에서 놓지 않고, 주일을 지켰던 어머니 이야기를 형제들과 며느리, 손자들이 합심해 엮었다.

큰 사랑과 신앙의 빚을 진 어머니를 그리며 함께했던 지난날을 회고하는 자식들의 노래다. 어려워도 자녀들의 생일이면 꼭 따뜻한 새 밥을 차려준 이야기, 집에서 양양성당까지 4㎞가 넘는 길을 걸어서 교리교육을 받으며 하느님 자녀로 거듭나 신앙을 전수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계연(베드로, 둘째,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과 고봉연(춘천교구 임당동본당 주임, 여섯째) 신부를 비롯한 자녀들의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가슴을 따스하게 만든다.

어머니의 선종 1주기를 맞아 펴낸 「그리운 어머니」는 일곱 형제 성가정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모든 위대한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따스한 ‘사랑의 교과서’이기도 하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