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성월 맞아 알아보는 성모님 이콘

(가톨릭신문)

5월은 성모 성월이자 가정의 달이다.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그린 성화를 바라보면 누구나 어머니의 큰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유명·무명 화가들이 성모자상을 그려 왔다. 전승에 따르면 최초의 성모자상은 복음사가인 성 루카에 의해 그려졌다고 한다.

보는 순간 느낌으로 감동을 주는 명화와 달리 이콘은 ‘보는’ 성화가 아니라 ‘읽는’ 성화이기 때문에 상징과 의미의 해석이 필요하다.

성모 성월을 맞아 우리에게 친숙한 성모자상 ‘영원한 도움의 성모’와 ‘블라디미르의 성모’ 이콘을 함께 읽으며 묵상하고자 한다.



많은 이콘에서 성모 마리아를 나타내는 가장 큰 특징은 성모님의 머리와 어깨에 있는 별이다.

또한 이것은 어떤 이콘을 볼 때 그것이 다른 성녀를 그린 것인지, 성모님을 그린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많은 성모님 이콘에는 이마와 양 어깨에 세 개의 별이 그려져 있는데, 이 별들은 성모님이 예수님을 낳기 전에도, 낳을 때에도, 낳은 후에도 동정임을 상징한다. 성모님의 이콘은 얼굴 가장자리를 어두운 베일로 가리는 것이 기본이다.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이탈리아 로마의 성 알폰소 구속주회 성당 중앙 제대 위에 모셔진 41㎝×53㎝ 크기의 이콘으로, 14세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화를 보면 성모님의 위쪽 좌우에 글자가 써 있다. 다른 이콘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이 글자는 ‘하느님을 낳으신 분’,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말의 그리스어 머리글자라고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옆에도 ‘예수 그리스도’라는 그리스어의 머리글자가 써져 있다.

성모님 양쪽에는 두 천사가 있다. 왼쪽 천사는 성 미카엘이고, 오른쪽 천사는 성 가브리엘이다.

미카엘 대천사는 해면이 꽂힌 막대기와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던 창을 들고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 목마르다고 하셨을 때 신 포도주를 적셨던 해면이 꽂힌 막대기다. 오른쪽 위의 가브리엘 대천사는 십자가와 못을 들고 있다.

성모자를 그린 이콘과 성화에서는 두 천사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이콘에서 붉은색은 주로 그리스도의 피와 수난을 의미한다. 이 이콘을 보더라도 아기 예수님이 붉은 색 허리띠를 두르고 있는데 이는 다가올 예수님의 수난을 나타낸다.

이 이콘에서 독특한 것은 예수님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난의 형구를 보고 깜짝 놀라 황급히 어머니 품으로 피하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과 성모님의 도움을 청하는 자녀들의 긴급한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이 있다.


■ 블라디미르 성모

이 성화는 그리스어로 ‘자비, 부드러움’을 뜻하는 엘레우사(Eleusa 또는 Eleousa) 이콘으로 분류된다.

아기 예수님이 성모님과 뺨을 맞대고 있어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 사이의 애정과 친밀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성모님의 시선 또한 예수님에게 기울어져 있어 인간적인 모성이 드러나 있다.

성모님 겉옷(마포리온)에는 두 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 머리의 별은 뛰어난 지혜를, 어깨의 별은 마음의 열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또한 성모님의 눈은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데 이는 사람이신 아기 예수님의 인성이 아닌, 성자의 신성으로 향해 있음을 나타낸다.


흔히 ‘자비의 성모’라고 불리는 이 이콘은 가장 많이 사랑 받는 정교회 성화상 가운데 하나이자 전형적인 비잔틴 양식 작품이다.

다른 유명 성화들 가운데에서도 블라디미르의 성모를 모방한 것들이 많을 정도로 이 이콘은 예술적·종교적으로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12세기 초 작품으로 추정되는 이 성화는 콘스탄티노폴리스(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에서 그려져 키예프를 거쳐 블라디미르로 오면서 ‘블라디미르의 성모’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지금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 이콘에서 성모님은 한 손으로는 예수님을 안고 있고, 다른 한 손은 손을 펴서 초대의 손짓을 하고 있다. 초대의 손은 우리에게 예수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와 하느님을 발견하라는 권유의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 뒤의 후광은 영원함을 뜻하는 황금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예수님의 허리띠 또한 황금색이다. 연약한 갓난아기의 모습이 아닌 키가 작은 어른의 모습으로 아기 예수님을 묘사해 이미 자립성을 지닌 예수님을 그리고 있다.

이 이콘의 특이한 점 하나는 뒷면에도 그림이 있다는 것이다.

뒷면에는 직육면체 모양의 왕좌가 그려져 있는데, 인물 없이 빈 의자만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신의 현존을 상징한다.

직육면체 의자는 최후의 만찬, 그리스도의 무덤과 부활, 그리고 심판 날에 다시 오실 예수님이 앉을 장소를 의미한다. 또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대속을 상징하는 십자가, 창과 못도 함께 그려져 있다. 이것은 책상 위에 놓인 성경과 비둘기와 더불어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를 의미한다.

앞면뿐 아니라 뒷면에도 이콘화가 그려진 이유는, 벽에 걸어 감상하기 위한 이콘이 아니라 이콘 주위를 돌며 기도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도움말 주신 분 : 양희진(도미니카) 이콘 작가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