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1898] 이승재 사진전 외

(가톨릭평화신문)



▲ 이승재 작,?12처.

 

이승재 사진전

창문 격자무늬에서도, 담쟁이넝쿨이 타고 올라가는 외벽의 갈라진 무늬에서도, 전봇대에 엉킨 전깃줄에서도 이승재(바오로, 명지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십자가를 발견했다. 그러고 보니 눈을 돌리는 곳마다 천지 사방이 십자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이 교수의 카메라 렌즈는 모든 곳에 있는 십자가를 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2년부터 이 교수가 작업해 온 ‘모든 곳 십자가’ 사진을 볼 수 있다. 이 교수는 “‘모든 곳 십자가’는 내 사진의 유일한 의미이자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 찬송”이라며 “십자가 사진이 인생 미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 수익금 전액을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전교수녀회가 운영하는 라베르나 기도의 집에 봉헌할 계획이다.



▲ 심상무 작, 십자가.

 

심상무 소목장 십자가전
 

소목장(小木匠)은 창호, 목기, 목가구 등을 제작하는 장인을 일컫는다. 목공마을 아임우드 대표 심상무(요아킴) 소목장은 전통 기법과 자신만의 디자인을 결합한 목공 조립법인 ‘심상무 짜임’을 고안해 특허를 받으며 목공 외길을 걸었다. 오랫동안 나무를 만져온 장인의 손길이 어느날 십자가로 옮아갔다. 심 소목장은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이고 순교의 역사를 간직한 한국 천주교회만의 정신과 문화가 깃든 십자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나무의 결과 모양을 살리면서도 십자가 하나하나에 사랑, 자비, 평화, 비움 등의 기도 지향을 담아냈다. 십자가 작품 이외에도 심 소목장이 평소 작업해 온 가구와 소품도 함께 전시된다.



▲ 하수정 작, 물고기 그리스도.

 

하수정 개인전
 

서예가이자 문인화가로 50년 넘게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선보여 온 람곡(嵐谷) 하수정 작가의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 주제인 ‘화이불류’(和而不流)는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는 뜻. 서예, 문인화, 채색화의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시도해 온 하 작가의 작가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한지뿐 아니라 모시, 광목, 캔버스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다양한 기법으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추사 필맥을 이어온 성파 하동주(1869~1944)의 손녀로 서예가 강암 송성용(1913~1999) 선생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