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여정이 느껴지는 시

(가톨릭평화신문)



“대문을 따라나서는 어머니가 / ‘올 때는 좋은 데 갈 때는 서운하다’며 / 왈칵 눈물을 쏟는다 / 메마른 몸 어디에 우물을 숨겨 두셨나? / 격하게 역류하는 어머니의 눈물이 / 뒤돌아오는 발걸음을 무겁게 적시었다”(‘눈물’ 중)

 

자연치유학 박사인 이산(실베스텔) 시인이 평생 보고 느낀 부모에 대한 애틋한 정을 곱고 순수한 시어로 건져 올린 시집을 냈다. 2007년 「문학세계」로 등단한 후 세 번째 시집이다. 행복, 어머니, 자연, 삶을 주제로 마흔 편의 서정시를 담았다. 70년 해로한 부부의 애틋하고 유쾌한 일상을 해학적으로 그리고(아흔 사랑법), 누구 하나 찾아오는 이 없이 혼자 순두부를 먹는 어머니 삶의 풍경(석양) 등을 담아냈다. 시인이 평생 살아오면서 느낀 부모에 대한 애정이 시상에 배어있다. 돈화문갤러리 관장 안명혜 작가가 점과 선, 따뜻한 색채로 표현한 점묘화가 서정시와 잘 어우러진다.
 

문학평론가 송영호 교수는 시 해설에서 “시인이 경험한 개별적 사실을 바탕으로 인간 존재의 따뜻한 내면과 가족공동체의 유대감을 견인하는 작업은 이산 시 세계의 공통적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시는 사랑과 배려, 소통과 공감의 마음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