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MBC, 다큐멘터리 ‘한국인 두봉 주교’ 방송

(가톨릭평화신문)
대전교구 대흥동본당 보좌 시절(1950~60년대) 두봉 주교 제공

70년째 한국에서 주님 사랑을 전해온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Rene Dupont, 95) 주교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안동 MBC 창사 54주년 특집 ‘한국인 두봉 주교(연출 이정희)’다.

안동 MBC는 10월 24일 TV와 유튜브 채널 ‘안동 MBC PLUS’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동시 상영했다. 약 50분 분량으로, 평생 ‘가난한 삶’으로 일관해온 두봉 주교의 일상과 유언장이 최초로 공개됐다. 또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9년 발생한 ‘안동 가톨릭농민회 사건’ 주인공 오원춘씨가 46년 만에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나와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내레이션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가수 인순이(체칠리아)씨가 맡았다.

프랑스 태생인 두봉주교는 6·25전쟁 휴전 이듬해인 1954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됐다. 1969년 초대 안동교구장이 된 그는 1990년 퇴임 후에도 성당이 없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하느님 말씀과 사랑을 전했다. 아울러 각종 강연 활동을 하며 소외된 이웃의 멘토가 돼주고 있다.

두봉 주교의 70년 한국살이는 ‘대한민국 현대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낙후된 경북 안동에서 농민 사목을 하다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추방당하는 등 많은 격랑을 온몸으로 맞아왔지만, 언제나 사회적 약자 편에 섰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우명인 ‘기쁘고 떳떳하게’를 실천했다.

다큐멘터리 ‘한국인 두봉 주교’는 유튜브 채널 ‘안동 MBC PLUS’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두봉 주교의 가정사와 ‘봉양 두씨’ 시조가 된 사연은 물론, 「강아지똥」을 쓴 아동문학가 고 권정생 선생과의 교류, 대전 성심당이 이웃사랑을 실천한 계기, 일제 강점기 때 명맥이 끊긴 하회별신굿탈놀이(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복원 과정 등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이야기도 소개됐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