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경에 대한 유다교적 해석

(가톨릭평화신문)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아람어 성경 타르굼 창세기 / 강지숙 엮음 / 한님성서연구소



“폭넓은 의미에서 미드라시는 랍비들이 성경을 다루는 전통적 방식이자 성경에 대한 유다인들의 생각과 성찰 전체를 가리킨다. 좁은 의미에서는 특별한 해석 방법과 해석 과정,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인 주석서, 그리고 이 방법을 사용하여 주석한 최소 단위의 성경구절 해석이다.”(11쪽)

그리스도인과 유다인은 구약 성경을 공유하며 같은 하느님을 섬겨왔다. 그리스도교의 ‘교부들의 성경 해석’과 유다교의 ‘랍비들의 성경 해석’(미드라시) 모두 하느님의 뜻과 말씀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믿는 나자렛 예수님은 유다 민족의 후손이며 유다교적 환경에서 자라셨다. 예수님을 따른 첫 제자들 역시 유다인으로 유다 민족의 전통에 따라 일상을 살았다.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는 예수님과 그분 제자들의 가르침을 유다인의 시각과 이스라엘 전통의 맥락 안에서 살펴보는 책이다. 그리스도인과 유다인 모두를 성장시킨 예수님 시대의 유다교를 이해하기 위해 유다교의 성경 해석 전통과 탈무드 시대 랍비들이 몰두하고 지켜온 하느님 말씀에 대한 공경, 그리고 다양한 해석 방법을 제시한다.

미드라시의 본문은 성경 구절과 그 해석으로 구분된다. 미드라시의 경우 모든 성경 구절은 여러 가지 뜻을 담고 있어 해석도 다양할 수 있다는 원칙 아래 여러 랍비의 견해를 담고 있다.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에서는 랍비들이 주석한 창세기 관련 여러 미드라시와 성경 본문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선별하여 엮었다.

저자 강지숙(빅토리아) 한님성서연구소 연구원은 “구약 성경에 대한 유다교적 해석을 새롭게 존중하고(교황청 성서위원회 16쪽) 그들의 가르침에서 하느님 말씀의 새로운 의미를 배우는 것이 ‘랍비들의 성경 주해’ 곧 미드라시를 소개하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책은 2022년에 출간한 「아람어 성경과 랍비들의 성경 주해 : 창세기」 1-2권의 개정판이다. 초판에는 타르굼을 본문으로 삼고 미드라시를 각주로 구성했으나, 개정판에서는 타르굼과 미드라시를 오경 순서에 따라 각각의 도서로 펴냈다.

‘타르굼’은 ‘번역’이라는 뜻의 명사로, 아람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던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은 회당 전례에서 히브리어 성경을 아람어로 통역하여 듣고 이해하였다. 학교에서는 성경 입문 과정으로 아람어 성경인 ‘타르굼’을 가르치기도 했다. 히브리어 본문을 문자 그대로 번역한 것도 있고, 의역과 이야기를 덧붙인 긴 타르굼도 있다.

이번에 함께 출간된 「아람어 성경 타르굼 창세기」는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 번역본을 주 본문으로 삼고 각주에 히브리어 성경과 다른 번역본들과의 차이를 비교하여 창세기 문맥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강 연구원은 가톨릭대학교에서 구약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탈무드과에서 석사 비연구과정을 밟았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