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가톨릭평화신문)
개개인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지닌 사명과 역할을 되새기는 평신도 주일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복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묵상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라봤다.
 

욥기의 자구적 주해 / 성 토마스 아퀴나스 / 안소근 수녀 옮김 / 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라는 진술에서 욥은 사람들이 겪는 현세적 역경들 역시 하느님 섭리의 결정에 의해 일어나는 것임을 고백한다. 여기서, 현세적 선들을 잃더라도 하느님께 불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나타난다. 무상으로 그것들을 주셨던 분은 그것을 일시적으로 주셨을 수도 있고 끝까지 주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144쪽)

「욥기의 자구적 주해」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주해한 구약 성경의 ‘욥기’를 우리말로 옮긴 책이다. 하느님께 축복받은 의인이라 여겨졌던 욥이 사탄의 시험으로 고통받았으나, 결국 하느님 은총과 축복을 통해 그분께로 나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인은 욥기를 영적이거나 신비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상세한 설명을 통해 욥기에 담긴 신학적인 의도를 소개한다.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 / 에디트 슈타인 성인 / 뱅상 오캉트 엮음 / 이연행 옮김 / 가톨릭출판사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은 에디트 슈타인 성인(십자가의 데레사 베네딕타)의 여러 작품에서 핵심 내용을 발췌하여 엮은 「내적 침묵으로 향하는 길」의 개정판이다. 성인은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침묵하며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삶의 방향을 찾고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일깨운다.

“책과 잡지와 신문에서 갖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몇 시간씩 카페에 앉아 있고, 길거리에서 수다를 떱니다. 아침에 흐트러지는 대신에 한 시간 만이라도 정신을 집중하는 일이 정말 불가능할까요? 이 한 시간 동안 온갖 어려움에 온종일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27쪽)

1891년 독일의 유다인 가정에서 태어난 성인은 가톨릭으로 개종한 뒤 쾰른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했고, 나치의 유다인 박해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942년 선종했다. 유다교를 떠났으나 유다인으로서 죽임을 당함으로써 동족과 다시 결합한 성인을 가톨릭교회는 ‘아우슈비츠의 순교자’로 공경하게 되었다.
 
기도를 그리다 / 배영길 신부 / 성서와함께

「기도를 그리다」는 예수회 배영길 신부의 기도 묵상집이다.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을 바탕으로 한 관상과 묵상, 이 과정에서 얻은 성찰을 그림으로, 그리고 짤막한 시를 붙여 하느님 현존 체험을 기록했다. 책은 예수님의 강생에서 공생활, 파스카에 이르는 구원의 역사를 주제로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특히 우리 모두가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로 부름 받은 존재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위로하는 자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삼위의 눈길이 나를, 주님의 눈길이 나를, 사도들의 눈길이 나를 향합니다. 그렇게 사랑받는 나는 결코 웅크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제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나의 사람들을 봐야 할 때입니다.”(37쪽)

 

성체조배란 / 미셸 존스 슈뢰더 / 서영필 신부 옮김 / 바오로딸


“저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주님과 함께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했던 때에 성체조배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막상 가보니 다시 오고 싶다는 갈망이 들었습니다. 그 갈망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을 직접 마주한 듯한 느낌입니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시니까요.”(8쪽)

피부색과 문화는 달라도 사람 사는 모습, 신앙생활의 기쁨과 어려움은 모두 비슷한가 보다. 「성체조배란」은 수녀도 신학자도 아니고, 워킹맘으로 최선을 다하지만 자주 실수한다는 미국의 한 평신도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감실 앞으로 초대하는 책이다. 저자는 예수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을 소박하지만 현실감 있게 전달한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