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성인이 가신 길을 찾아서

(가톨릭평화신문)

성지서 묵상한 내용 사진과 함께 실어



유스티노 신부의 치유의 순례기 2 ‘세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서’ / 김평만 신부 / 예지



「유스티노 신부의 치유의 순례기 2」가 출간되었다. 서울대교구 김평만 신부가 2020년에 펴낸 책의 시리즈로, 이번 책에서는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1491~1555), 아빌라의 성 데레사(1515~1582), 십자가의 성 요한(1542~1591) 등 세 성인의 발자취를 톺는다.

활동 시기가 어느 정도 겹치는 세 성인은 모두 스페인에서 활동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로마 그레고리안대학에서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와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혼의 정화에 대한 관점 비교’ 논문으로 영성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유학 시절 논문을 위해 방학 때마다 스페인을 찾았고, 세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 몇몇 유적지를 탐방했다.

이번 책에는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스페인 몬세라트·만레사 동굴·사라고사·세고비아·아빌라·알바데토르메스·살라망카·몬드라곤·아란사수의 성모성지·로욜라의 성, 프랑스 마사비엘 동굴·루르드 성지 등을 순례하며 묵상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실었다.

“‘세고비아’ 하면 흔히 기타가 떠오른다. 그러나 세고비아는 기타와 별로 관계가 없다고 한다. (중략) 세고비아는 공교롭게도 두 가르멜의 성인 ‘아빌라의 성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과 관련이 깊은 곳이다. 이곳에는 데레사 성인이 생전에 직접 설립한 17개 수녀원 중 한 곳이 있다. 또한 십자가의 성 요한이 직접 세운 은둔소와 남자 수도원이 있는데 성 요한은 사후에 이곳 수도원 성당에 묻혔다.”(111쪽)

“살라망카에서 겪었던 (이냐시오) 성인의 삶을 성찰하면서 예수님의 진복팔단의 말씀이 생각났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겪는 억울함이나 박해는 용기를 잃고 슬퍼해야 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 하늘나라에서 받을 상이 크기에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할 일’(마태 5,11-12)이라는 것이다.”(165쪽)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다시 신학교에 입학해 사제가 된 저자는 이탈리아 유학 후 서울성모병원 관리부장, 가톨릭의과대학 교목실장을 거쳐 현재 가톨릭의과대학 교수 겸 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으로 사목하고 있다.

전공한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가르치거나 공유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저자는 2016년부터 매년 한 차례 임상사목교육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이냐시오 영신수련 8일 피정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번 책은 재교육 차원에서 2024년 2월 피정자들과 함께 떠난 순례기이기도 하다. 인기 관광지이기도 한 이들 명소를 신앙인의 시선으로 엮고 관련 정보와 이미지, 묵상을 더해 가독성을 높였다.

저자는 “성인들은 어떤 계기나 사건을 통해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으로 인생의 목적을 선회하는 회심을 체험했다”며 “두 번째 순례기가 세 성인의 삶과 가르침으로 나아가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성화의 길에 깊은 갈망을 갖게 하여,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데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