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시대 유다인, 성경 어떻게 이해했나

(가톨릭신문)

한님성서연구소(소장 정태현 갈리스도 신부)가 최근 「아람어 성경 타르굼 창세기」과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 등 두 권의 신간 도서를 펴냈다. 책들은 예수님 시대에 유다인들이 어떻게 구약성경을 이해했는지, 또 유다교의 성경 해석 전통 등을 알 수 있게 한다.


예수님 시대의 일상어는 아람어였다. 그때 유다인들은 회당 전례에서 히브리어 성경을 ‘아람어’로 통역해서 듣고 이해했다. 학교에서는 성경 입문 과정으로 아람어 성경인 ‘타르굼’을 가르쳤다. 히브리어 본문을 문자 그대로 번역한 본문도 있고, 의역과 이야기를 덧붙인 긴 타르굼도 있다.


문화나 종교에서 아람인들이 고대 근동의 다른 민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아람어’와 문자는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이점으로 널리 확산했다. 유다인들 언어가 히브리어에서 아람어로 완전히 전환된 시점은 알 수 없으나 바빌론으로 유배를 간 유다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아람어에 적응해야 했고, 페르시아 시대가 끝나기 전에는 유다인 대다수가 아람어를 사용할 줄 알았을 법하다. 다니엘서 절반이 아람어로 쓰인 것은 기원전 2세기 중반 아람어가 문어로 사용됐음을 알게 한다. 신약성경 시대에 팔레스티나 사람들이 사용한 언어는 주로 아람어였다.


이런 배경에서 「아람어 성경 타르굼 창세기」는 창세기 문맥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게 한다. 이를 통해 예수님이 생활한 당시와 그 이후의 유다인들이 구약성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 배울 수 있다.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를 통해서는 유다인과 그리스도인 모두를 성장시킨 예수님 시대의 유다교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기원은 유다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예수님은 유다 민족의 후손이고, 유다교적 환경에서 자라셨고 그 전통에 익숙했다. 예수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을 법하다.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유다 민족 전통에 따라 일상의 삶을 살았다.


때문에 예수님과 제자들의 가르침은 유다인의 시각과 이스라엘의 살아 있는 전통의 맥락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유다인과 그리스도인 모두를 성장시킨 예수님 시대 유다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랍비 문헌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스도교 ‘교부들의 성경 해석’과 유다교의 ‘랍비들의 성경 해석’(미드라시) 모두 하느님 뜻과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드라시는 유다교의 성경 해석 전통과 탈무드 시대의 랍비들이 몰두하고 지켜온 하느님 말씀에 대한 열정과 말씀 공경, 또 다양한 해석 방법들을 접하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