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간절함 담긴 ‘착한 사마리아인’ 만나볼까

(가톨릭신문)

반 고흐의 최고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착한 사마리아인>(들라크루아 원작)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이 12년 만에 열리는 것.


이번 전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함께 고흐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것으로 알려진 오테를로의 크륄러 뮐러 미술관 단일 컬렉션으로 이뤄진다. 크륄러 뮐러 미술관의 소장 작품 가운데 선별된 원화 76점을 전시하며, 작품의 총평가액은 1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극적인 색채 대비와 강한 터치가 특징인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고흐는 1890년 5월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한 시절,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착한 사마리아인>을 보고 이 그림을 모작했다. 깊은 정신적 고통에서도 창작을 이어 간 고흐는 그림을 통해 구원과 영혼의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누가 우리 이웃입니까?’라고 묻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를 들었다. 고흐의 그림 가운데 사마리아인이 다친 이를 힘겹게 말에 태우는 역동적인 모습이 자리하고 있다. 사마리아인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으며, 다친 이는 옷이 벗겨진 채 기진맥진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아픈 이를 등진 채 길을 떠나는 레위인과 제사장의 모습이 보인다.


전시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 외에도 고흐의 작품 연대에 따른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네덜란드 시기(1881~1885년), 파리 시기(1886~1888년), 아를 시기(1888~1889년), 생레미 시기(1889~1890년),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년) 5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고흐가 그림 수업을 배우며 첫 유화를 완성한 시기의 작품 <밀짚모자가 있는 정물화>, <감자 먹는 사람들> 등부터 <자화상>, <슬픔에 잠긴 노인>(영원의 문에서), <석고상이 있는 정물화>, <생트 마리 드 라 메르의 전경>, <씨 뿌리는 사람>, <꽃이 핀 밤나무>, <젊은 여인의 초상> 등 대표작들이 걸린다.


고흐가 예술가로서 10년간 남긴 불후의 명작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1월 29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