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사랑 묵상하고 실천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이자 장애인의 날이다. 교회 안팎에서 십자가 사랑의 의미를 묵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을 골라봤다.
완덕의 길 / 예수의 성녀 데레사 지음 / 최민순 신부 옮김 / 바오로딸
「완덕의 길」은 신비가이며 교회학자인 예수의 성녀 데레사(1515~1582)가 창립한 첫 개혁 가르멜회 성 요셉 수도원의 수녀들에게 남긴 가르침을 담고 있다. 전체 42장으로 수도 생활과 영적 생활 전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권고에서 신비 체험까지 제시한다. 기도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덕행들(청빈·순수한 사랑·이탈·겸손 등)을 강조하고, 다양한 기도의 길(구송기도·묵상기도·관상기도 등)과 그 단계를 설명한다. 특히 ‘주님의 기도’ 각 구절 풀이를 통해 기도의 여정과 악의 유혹에 대처하는 방안을 안내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 최민순 신부의 번역으로 1967년에 출간됐고, 이번 개정판은 앞서 개정된 「영혼의 성」과 통일성을 갖춘 판형과 디자인이다. 기존 최 신부의 시적이고 유려한 필치를 보존하되 이해하기 어렵거나 모호한 표현은 일부 수정하거나 설명을 달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습관 / 안셀름 그륀 신부·우신루 지음 / 김혜진 옮김 / 분도출판사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자기 자신과 조화롭게 사는 데 방해되는 습관들이 있다. 죄책감·수동적 공격성·투사·콤플렉스·잘못된 경계 짓기·상처 주기 등으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도 상처받는 메커니즘을 반복하게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착한 마음과 기도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선의와 기도만으로는 이 같은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나를 힘들게 하는 습관」에서는 관계를 방해하는 여섯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인식을 통해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심리학적 통찰은 물론 성경적 치료법을 통해 관계를 힘들게 하고 때로는 파괴하는 메커니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혼은 하늘나라 가는 예행연습이다 / 백복선 / 기쁜소식
한 여성이자 아내·어머니·교육자로 60여 년을 살아온 저자가 사랑의 다채로운 모습을 97개의 이야기로 전하는 책이다. 저자는 “사람의 사랑하는 방식에서 하느님의 사랑하는 방식으로 연습하기 위해 우리는 사랑과 결혼을 하고 그 사랑을 실천한다”며 결혼을 통해 이루어지는 새로운 관계와 역할에서의 사랑을 서술한다. 사랑의 다양한 종류와 방식, 사랑으로 겪는 어려움을 푸는 방법,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고별 / 김춘호 / 인문학사
김춘호(프란치스코) 작가의 시집 「고별」이 출간됐다. 196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신문사 기자와 잡지사 편집부장 등을 역임한 저자의 세 번째 시집이다. 제목처럼 ‘고별’과 관련된 작품들을 비롯해 60여 편의 시를 담았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지만 어느덧 80대에 접어든 시인은 신의 예정을 벗어날 수 없는, 거스를 수 없는 피조세계를 이야기한다. 중도 시각장애인인 시인은 “스마트폰에 확대경을 들이대 자음과 모음을 겨우 맞춰 이번 시집을 완성했다”며 “불초 소생의 여생 마지막 페이지에 담은 통한의 노스탤지어”라 전했다.
하느님이 토끼라면? / 마틴 발트샤이트·수잔네 슈트라서 / 백다라·백훈승 옮김 / 리시오
“하느님이 토끼라면, 거위구이 대신에 차가운 당근 샐러드를 먹을 거예요. (중략) 천사들은 귀가 길고 코를 씰룩거릴 거예요.”
하느님은 당신의 모습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그런데 만약 하느님이 토끼라면, 물고기라면, 구름이라면 어떨까? 글과 그림이 더해진 책은 얼핏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같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인간 중심의 세계관과 일상의 행동 양식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