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생명대행진 참석자들이 12일 생명 보호 의지를 담은 다양한 문구의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주교·사제·수도자·가족 등 참가
낙태죄 공백 비판·후속 입법 촉구
“생명 존중! 낙태 반대!”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주님이 주신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제14회 생명대행진’이 12일 서울 보신각 일대에서 열렸다.
‘우리는 왜 행진하는가? -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생명대행진은 생명 문화 정착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의 연대 발언과 축사, 공연과 행진·생명 메시지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주교부터 사제·수도자·신학생·가족 단위 참가자들까지 생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보신각에서 시작해 종로와 명동·을지로를 지나 다시 보신각까지 약 3.1㎞ 구간에서 피켓을 들고 함께 구호를 외쳤다.
발언에 나선 그리스도인들은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처벌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6년간 후속 입법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을 비판했다.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위원회 위원장 문창우(제주교구장) 주교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우리는 죽음의 문화에 맞서기 위해 계속 행진에 동참해왔지만, 아직도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져 가고 있다”며 “행진에 참여한 여러분의 걸음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가장 귀한 생명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전하며 우리 사회에 생명 문화가 뿌리내리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생명대행진 조직위원회 차희제(토마스)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낙태권 주장을 넘어 임신과 출산의 가치를 깎아내리며 결혼과 가정의 소중함마저 변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우리의 행진이 죽음의 문화를 밀어내고 생명의 문화를 이 땅에 뿌리내려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남겨줄지 결심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행진에 참여한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미래인 아기의 생명을 지키는 데 더욱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개신교 신자로 4살 아들과 함께 행진에 참여한 황우람(38)씨는 “아들에게도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는 데에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삶의 자리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자로 생명대행진 개최를 도운 조영호(도미니코 사비오, 28, 서울 개포동본당)씨는 “매번 일반 참가자로 참여하다가 올해 봉사자로 함께했다”며 “행사 준비를 도우며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익히게 됐고, 더 많은 젊은이가 함께 생명 가치를 지키는 데 동참하면 좋겠다”고 전했다.